물론,
Read 47
2019.09.23 17:08

작성자 : 춤추는 평화

2019.9.5


1.
오래전, '바로보기와 거리두기'라는 미술전시 제목이 있었다. 집중하여 집요하게 보기도 하고, 조금 떨어져 전체를 보기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정치도 종교도 경제도 문화도 이와 다르지 않은 태도가 필요하다. 조국후보자를 둘러싸고 지금 벌어지는 행태는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집요함도 아니요, 큰 것을 헤아리는 태도도 아니다. 흐름에 실려 가는 한심하고 유아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2
언어는 타이밍이라는 게 있다. 운동에도 타이밍이 결정적이지만 말과 글은 더없이 '어느 때' 인가,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때론 치명적이기도 하다. 정치적 발언이야말로 리듬을 탈줄 알아야 한다. 회색으로 살라는 것이 결코 아니다. 전체를 보고 흐름을 헤아려야 한다는 말이다. 때가 아닌데 소위, 소신이랍시고 제 뜻을 밝히는 것은 큰 틀에서 해가 될 수도 있다. 윤리와 도덕은 부는 바람과 같다. 낡은 옷 같은 것이다. 시대의 풍토와 굳은 관념의 잣대는 백 년 전 법으로 심판하려는 위험이 있다. 이것은 진보 진영에 있는 무리들이 더욱 조심해야하는 큰 함정이라고 본다.

3.
'천재'와 '범인'의 사이가 종이 한 장 차이지만 그 종이 한 장의 거리는 얼마나 먼 것인가. 뭐 좀 다른 이야기지만 '덜 나쁜'과 '더 나쁜' 사이가 얼마나 먼 것인지 우리 정치사는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바이다. 그 사이에서 우리는 선택하고 때론 옹호한다.

4.
잘 알지 못하여 좀처럼 ‘정치인’에 대한 글은 쓰지 않지만 이번 조국후보자의 ‘마녀사냥’을 지켜보며 연민을 깊이 느끼며 후보자를 몰아대는 무리들에겐 분노를 참기 어렵다. ‘더 나쁜’ 무리들이 벌이는 추태와 악행은 그들이 집권했던 현대사에 비추어 차마 그 뻔뻔함과 졸렬함과 천박함을 비할 데가 없다.

5.
직관과 상상을 넘어 ‘더 나쁜’ 언론, 집단, 개인들이 벌이는 끈질기고 추잡한 마녀사냥은 ‘뭔가’가 있어 보인다. 조국후보자가 장관으로 들어가면 절대로 아니 되는 엄청난 비밀이나 혐의가 있는 듯 하다. 그렇지 않다면 해석이 어렵다. 반대로 식구들의 상처와 아픔에도 끝까지 가보려는 조국후보자의 걸음도 예사는 아니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상처와 아픔을 안고서라도 해야 할 일이 있어서일 것이다. 개인의 명예나 욕심에서는 쉽게 나오지 않을 걸음이다. 뭐 이쯤 되면 이번 사태는 선명한 것이 아닌가. 우리가 선택하고 옹호해야할 길도 보이는 것이 아닌가.

6.
물론, ‘덜 나쁜’과 ‘더 나쁜’도 없앨 혁명의 길이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