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강유철 선생님의 마음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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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2 04:12

작성자 : 별밭

주저하던 홍순관의 심층 인터뷰를, 2000년대 초반 <복음과상황>에서 했던 '선택과 옹호'란 꼭지 제목을 달고 결국 하고 말았습니다.

이번에 나오게 되는 그의 <나는 내 숨을 쉰다>에 들어갈 인터뷰를 고사했던 것은 제가 대중음악은 물론 시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그의 노랫말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입니다. 그의 노래 뿌리를 신학적으로 더듬어보는 책이라면 클래식 뿐이 모르는 음악적 불구자가 아닌 다른 전문가가 해야 한다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또 다시 부탁을 했을 땐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홍순관이나 꽃자리 출판사 대표인 한종호 목사와의 개인적 인연도 모르쇠를 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보다는 이번 대담을 통해 한 시대를 풍미할 충분한 음악적 자질과 문화적 소양을 가진 가수를 대한민국 개신교가 어떻게 소모적으로 사용했는지에 대해 고발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진보네 복음주의네 하면서 온갖 아름다운 언어로 운동을 한다는 사람들이 한 빼어난 가수를 얼 마나 자신들의 운동을 빛나게 하는 장식품으로 소모하였는지, 그러면서 그의 삶과 노래에 얼마나 무책임 했는지를 고발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담을 수락했습니다. 두 차례에 걸쳐 9시간 동안 녹음을 했고, 200자 원고지 300여 매 짜리 길고 긴 대담을 남겼습니다. 이 대담으로 앞으로 그의 노래 인생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란 기대는 제게 거의 없습니다. 그랬다면, 일본에 가서 공연을 해 달라며 노 개런티를 요구하는 것으로 모자라 비행기 티켓 값보다 훨씬 더 많은 여행 경비를 부담하라는 뻔뻔한 요구가 그의 일상일 수 없었을 테지요. 저를 포함해 홍순관을 좋아하고 사랑한다고 고백한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들기 위해 한 이번 인터뷰가 아주 조금이나마 한국 개신교의 척박한 교회 음악 현실과 그런 결과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는 천박한 노래 신학에 대해 성찰할 수 있게 되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