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무곡 힐링 음악회(이윤호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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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9 19:37

작성자 : 별밭













난 그가 좋다.

‘말’은 언제나 ‘글’보다 고귀하다. 글은 ‘보편성’으로 모두에게 지시되거나 훈육하는 일방적 매체라면 ‘말’은 열려 있다. 말은 소통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글은 단 하나의 보편적인 ‘진리의 우상’을 섬기지만 ‘말’은 맥락 속에 배치되어 ‘지금,여기’에 천착한다. 이르자면 글은 수많은 무차별 대중들에게 쏟아 놓는 전시물이지만, 말은 지금, 여기에 있는 그 혹은 그녀에게 다가가는 숨결이다.

시는 글이 아니라 말이다. 그러기에 시는 구체적인 미세한 살결과 만난다. 거대한 진리에 이르고자 하는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담론이 아니라 그저 소박하지만 밀도 있는 미세한 숨결 같은 것이다. 그러기에 시는 노래이고, 주름이고, 떨림이다.

나는 홍순관이 좋다. 너무 좋다. 그의 노래를, 시를 듣고 있으면 모든 모공들이 열림을 본다. 그의 노래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의 고음은 청아하다. 억지로 쥐어짜지도 않고, 통소리로 둔중하게 오르지도 않는다. 그래. 바람이다. 나무 그늘 밑에서 느끼는 바람이다. 그는 노래한다. ‘꽃이 바람과 만나면 꽃바람이되고, 나무가 바람과 만나면 녹색바람이 된다’. 나는 어느새 모든 근육이 무장해제되었다. 바람이 분다.

그는 날마다 울린다. 그도 운다. ‘계집아이’처럼 아이처럼 운다. 고맙다. 정말 고맙다.
그의 노래를 듣는다.

‘들의 꽃이 산의 나무가 가르쳐줬어요
그 흔한 꽃과 나무가 가르쳐줬어요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다고
강아지풀도 흔들리고 있어요 바람에

저 긴 강이 넓은 바다가 가르쳐줬어요
세월의 강이 침묵의 바다가 가르쳐줬어요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다고
강아지풀도 흔들리고 있어요 바람에‘
(나처럼 사는건 -홍순관)

 

Soongwan Hong님과 함께


  지난 7월 22일 대학로에서 있었던 <삼무곡 힐링 컨서트>에 대한 이윤호님의 후기입니다.
읽다 보니 혼자만 읽기가 아깝기도,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기에 다른 분들과 나누고 싶어
허락도 없이 싣습니다. 양해를 구하며... ^^